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는 지난달 훼밀리카드를 내놓고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드 발급 창구에는 하루 3만명 이상 몰리고 있다. 파격적인 마일리지 혜택 때문이다. 카드 회원은 구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마일리지로 적립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7일 선보인 이 카드는 한달만에 회원수 1백만명을 넘어섰다. 마일리지 시장이 급팽창을 거듭해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한 만큼 점수를 쌓아 놓았다가 공짜 선물을 주거나 물건값을 깎아주는 마일리지 서비스는 이제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원래 항공사들이 지난 80년대 초반에 도입한 이 제도가 정유사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마일리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점포는 고객들에게 '왕따'를 당할 정도가 됐다. 이제는 마일리지를 이용한 비즈니스까지 생겼다. 쌓아놓은 포인트를 업종별로 교환해 주는 일을 사업내용으로 하는 업체까지 나왔다. 업종별 서비스 현황 유통업계에서는 요즘 홈플러스가 활발하게 마일리지 마케팅을 펴고 있다. 홈플러스 훼밀리카드는 누적 구매금액이 40만원이 되면 2천점을 부여(1천원당 5원 적립), 현금 쿠폰을 준다. 이 쿠폰은 1년안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마일리지 카드로 재미를 보는 것은 홈플러스 뿐이 아니다. 롯데마트는 2000년부터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했다. 카드 발급회원수는 1백60만명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 카드 사용비율이 롯데마트 전체매출의 85%에 달한다. 정유업계는 항공사에 이어 마일리지 2세대라 할 수 있다. 선발주자는 SK. 지난 97년 정유업계 최초로 멤버십 카드인 '엔크린 보너스카드'를 도입해 마일리지 서비스에 나섰다. 이어 99년 6월엔 포인트 적립장소와 사용범위의 제한을 없앤 통합 마일리지 제도인 'OK캐쉬백 서비스'를 도입했다. OK캐쉬백은 전국 5만여 오프라인 가맹점과 3백여 온라인 사이트를 묶는 초대형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로 성장했다. OK캐쉬백 회원수는 2천만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에서는 증권 이동통신 카드 항공 등 다른 업종에서 쌓인 마일리지로 상품을 살 수 있는 '리워드숍'이 성행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2개 증권사와 제휴, 지난 10월부터 리워드숍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LG이숍도 증권사 두 곳과 리워드숍을 운영하고 있고 외식업체와 포털사이트 운영업체들을 끌어들여 마일리지 전용 숍을 개설할 움직임이다. 신용카드 업계에도 마일리지(포인트) 서비스는 경영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카드사용액의 일정비율(통상 0.2%)을 포인트로 적립해 뒀다가 카드 회원들이 현금처럼 쓰거나 사은품으로 돌려받는게 혜택의 골자다. 항공 마일리지와 달리 5년이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어 최초 도입기인 지난 97년에 적립해 뒀던 포인트가 올해안에 사라진다. 카드사들은 지난 97년 한햇동안 7백63억원 상당의 포인트를 회원들에게 적립해 줬다. 카드 회원들의 포인트 사용률을 약 15%(업계 추정)라고 가정할 때 약 6백억원의 포인트가 회원들의 무관심 속에 올해안에 사라지는 셈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포인트를 다른 사람의 포인트와 교환하는 '포인트 스와핑'은 마일리지 시장이 빅뱅시대를 맞으면서 나타난 새로운 비즈니스다. 가령 비행기 티켓 할인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자신의 이동통신 포인트를 타인의 항공 마일리지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팝포인츠(www.poppoints.co.kr)나 포인트파크(www.pointpark.com), 넷포인트(www.netpoints.co.kr) 등과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인터넷서점도 예외가 아니다. 알라딘은 최근 도서 구입시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를 구매금액의 2%에서 10%로 대폭 늘려 실질적인 할인율을 35~40%로 확대했다. 도서정가제 실시를 앞둔 초강수 고객확보 전략이다. 예스24, 리브로 등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놓지 않았지만 마일리지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현재 평균 20% 수준인 할인폭을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마일리지 서비스가 확산되는 이유 소비자들의 호응이 큰 것은 자신의 구매액 만큼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항공 마일리지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서비스 혜택이 그만큼 크다는 이유에서다. 평소 사업관계로 외국을 들락거리다 쌓은 마일리지로 목돈을 들이지 않고 가족여행을 할 수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매액 1천원당 5점씩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2만점이 누적되면 2만원짜리 상품권을 주어 실제로 쇼핑때 짭짤하게 쓸 수 있다. 마일리지 마케팅이 활발한 신용카드 업계의 경우 지난 97년이후 고객들이 쌓아 놓은 점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3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일리지 서비스의 탄생 지난 82년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슈퍼마켓에서 단골 손님들에게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고 도장수에 따라 공짜 선물을 지급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 정부에서 비행기 요금 책정 규제를 풀자 항공사간에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마일리지 서비스에 들어간 뒤 델타항공과 TWA 등 다른 항공사들도 이 서비스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