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면 어김없이 찾아왔던 대선특수가 16대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예외로 기록될 전망이다. 음식·숙박업이나 인쇄업계,제지업계 할 것없이 "이미 선거특수를 포기했다"며 단념한 표정들이다. 호텔 예약률도 평소보다 오히려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선거법이 대폭 강화된 데다 각 후보진영에서도 TV,신문 등을 활용한 미디어 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침체된 경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지=전통적인 대선특수업종인 제지업계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당들이 인쇄물보다는 TV에 선거운동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쇄용지 수요가 그만큼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대형 대리점을 중심으로 대선홍보물용으로 인쇄용지가 나가고 있다"며 "이달 용지공급이 월 평균치보다 3만?가량 많은 13만?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특수 기대치에는 훨씬 못미친다"고 말했다. 계성제지 이찬우 경영관리팀장은 "선거비용 한도 때문에 과거처럼 선거 홍보용 책자를 무한정 만들수 없어 대선 특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쇄=인쇄업체들이 몰려있는 서울 중구의 을지로 퇴계로 일대는 연말이면 인쇄물이 도로에까지 쌓여있어 걸어다니기 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인쇄골목은 쌓아놓을 인쇄물이 없어 텅비어 있다시피하다. 인쇄정보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선거매출이 인쇄업 전체매출의 1%에도 못미칠 정도로 미미하다"며 "선거특수를 이미 포기했다"고 말했다. ▲타월=타월업계 관계자는 "타월은 이미 선거용 선물에서 탈락된지 오래"라며 "선거특수를 기대하는 기업은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연말 경기위축으로 지난해에 비해 20%이상 판매가 줄어 기업들마다 울상을 짓고 있는 분위기다. ▲관광=관광업계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선거분위기가 이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예전에는 중요 선거를 앞두고 관광지마다 관광버스가 30∼40대씩 몰리는 등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관광열기가 뜨거웠으나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버스수요가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 안산에서 관광버스 20여대를 운영하고 있는 일성관광의 최성욱씨는 "예전에는 청중동원용 유세차량,후보지원 산악회 등의 명목으로 지구당차원에서 버스수요가 많았다"며 "이번 대선을 앞두고 버스수요가 많이 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동네 친목모임에서 조차 문의가 없어 선거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인터넷 업체들은 이번 대선특수를 기대했으나 선관위의 온라인광고 불허 방침으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당초 다음 야후 등 주요 인터넷 포털업체들은 정당의 배너광고 특수를 기대하고 상당한 준비를 해왔다. ▲지방=부산지역 호텔과 식당업계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호텔연회장과 음식점 등의 연말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40%가량 떨어졌다.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비치호텔 관계자는 "대통령선거일인 다음달 19일 이전의 연회장 예약률이 50%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권·이계주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