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졸업생들의 수준은 1백점 만점에 26점.' 대졸 신입사원들의 지식 및 기술 수준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의 26%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현행 대학교육은 인재양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실습.현장교육과 창의력 교육 등을 특히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회원사 인사담당 책임자 3백명을 대상으로 '기업에서 본 한국교육의 문제점 및 과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대학교육 만족도가 평균 26점에 그쳤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 대학교육의 만족도가 10점 이하라는 견해도 25%에 달했으며 90점 이상이라는 응답은 2%에 머물렀다. 대학 등 각급 학교의 인재교육에 대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54%를 차지했으며 '잘하고 있다'는 견해는 4%에 그쳤다. 항목별로는 실습.현장교육과 창의력 배양교육이 잘못됐다는 응답이 각각 87%와 75%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주로 '신입사원에 대한 사내 재교육'(70%)이나 '경력사원 채용'(23%) 등을 통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또다른 전경련 조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신규 채용 기술인력에 대한 재교육비만 2조8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기본적인 인성.태도'(32%)와 '커뮤니케이션 능력'(26%)이며 신입사원 교육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실무관련 지식 및 기술'(31%)과 '기업문화 등 의식교육'(29%) 등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기업들이 대학교육을 신뢰하지 못함에 따라 신입사원을 뽑을 때 잠재능력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해 실무를 재교육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경련은 풀이했다.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도 79%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28%), '입시위주 교육의 병폐'(27%), '산업현장 요구와의 미스매치'(19%) 등이 지적됐다. 또 이같은 교육문제로 인해 자녀를 해외로 유학보냈거나 보낼 계획이라는 응답도 조사대상자의 90%를 넘어 '기러기 아빠' 현상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부각될 것으로 우려됐다. 기업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선진화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과제로 산업계 수요에 부합하는 학제개편(14.7%) 평준화 폐지 등 교육의 다양성 확대(13.2%) 교육기관의 전문성 확보(12.0%) 이공계 교육개선(7.5%) 등을 제시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