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채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채는 비록 투자수익이 거의 제로 수준이지만,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일본 국채입찰 평균 경쟁률은 2백30 대 1.국채 1억엔어치 매각시 2백30억엔의 시중자금이 몰렸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9월18일은 일본국채의 최고의 날이었다. 이날 정부가 2조5천억엔(약 25조원)어치의 3개월만기 국채 매각에 나서자 2천78조엔의 시중자금이 몰렸다. 이 입찰액은 매각액의 8백배로,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게 인기가 높은 일본 국채지만 투자수익률은 연 0.0011%(3개월만기 기준)로 제로나 마찬가지다. 이 단기국채를 1억엔(10억원)어치 사면 이자는 3개월동안 단돈 3백엔(3천원),겨우 카푸치노 커피 한잔값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채로 돈이 몰리는 것은 정부가 지난 4월부터 1천만엔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는 은행이 파산해도 원금을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거액 저축자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떼일 염려가 없는 국채 투자에 대거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채 외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증시는 3년째 하락 중이고,부동산가격은 10년 연속 떨어지고 있어 일반인들이 투자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