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주도의 '세계화'정책을 비판해온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와 자유무역 주창자로 유명한 재그디시 바그와티 교수. 상반된 시각을 가진 컬럼비아대의 두 경제학 교수들 덕분에(?) 캠퍼스에서 세계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세계화 논쟁은 지난해 스티글리츠 교수가 스탠퍼드대에서 컬럼비아대로 옮겨온 직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세계화와 그 불만들(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이라는 저서를 출간한 이후 강의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는 "IMF가 개발도상국의 특성에 맞게 정책을 개발하기보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일방적으로 강요해 왔다"며 "그 결과 199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하루 2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1억명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료 교수인 바그와티는 스티글리츠를 가리켜 '법석을 떠는 사람(alarmist)'이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개도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지난 76∼98년 중 빈곤층이 5억명 감소했다는 통계치를 제시했다. 그는 조만간 자신의 주장을 엮은 '세계화에 대한 옹호(Defense of Globalization)'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AWSJ는 학생들의 말을 인용,"두 교수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서로에게 퉁명스럽게 대한다"며 "특히 자국으로 돌아가 사회지도층을 형성하게 될 유학생들은 세계화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