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간에 새로운 무역전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BBC는 미국이 유전자변형(GM)식품을 둘러싸고 유럽과 새로운 무역전쟁을 벌이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1전년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무역협상이 미묘한 시점에 와 있는 상황인 만큼 유럽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미국의 무역담당 관리들은 EU의 미국산 GM식품 수입봉쇄건에 대한 WTO 제소절차에 착수토록 부시 행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EU는 "예방의 원칙"에 근거한 미국산 생명공학 관련 식품 수입금지조치를 4년째시행해오고 있는데 미국은 이러한 조치가 아무런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BBC는 미국과 EU가 이 문제 말고도 이미 몇가지 다른 무역관련 이슈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미 행정부의 ▲수입철강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 ▲대형 다국적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등에 강력 반발하고 있고 미국은 EU가 미국산 바나나 및 쇠고기 수입을금지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이 크다. BBC는 미국이 이전에는 유럽내의 `반(反) 생명공학 정서'를 감안, EU의 GM식품수입거부 자세에 대해 공식적인 이의 제기를 자제해왔으나 이제는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관리들이 다른 곳, 특히 아프리카에서 GM 작물이 들어있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여기에는 지난 10월 잠비아가 기근에 시달리면서도 GM 성분이 함유돼 있어 자체보유중인 종자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이유로 2만6천t의 미국 식량 원조를 거부한것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GM 식품건과 관련, 폴 오닐 미 재무장관도 유럽에 대항하는 강경조치를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미 국무부 관리들은 이라크 전쟁 발발시 유럽의 지지 획득이필수적인 상황에서 이 문제로 유럽의 여론을 악화시키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는 시각이다. EU와 미국은 지난 2000년 GM 식품 수출시 "예방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내용의 몬트리올 `바이오 안전' 프로토콜(협약)에 서명했으나 이후 자발적인 GM 식품표시제의 구체적 시행방안에 관한 협상이 지지부진, 금년 12월31일로 설정된 마감시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편 미국이 설혹 EU의 GM 식품 수입금지건을 WTO에 제소해 이긴다 하더라도 유럽 소비자들이 GM식품을 사먹도록 만들지는 못하리라는 것이 환경보호론자들의 시각이라고 BBC는 전했다. BBC는 미국산 쇠고기 호르몬 분쟁건의 경우에도 EU는 미국산 쇠고기 제품 수입을 허용하는 대신 매년 1억달러의 벌금 지불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