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 위기에 따른 예금동결 시행 1년만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동결조치(일명 '코랄리토')를 사실상 해제한 가운데 은행마다 페소화 인출행렬이 길게 이어졌으나 환율폭등이나 은행파산 등과 같은 우려했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예금동결 해제 첫 날인 2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금융중심가의 은행마다 1년째 예금을 찾지못한 은행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룬 채 예금을차분히 인출했다. 아르헨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그동안 동결됐던 총 210억페소 가량의 저축액이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환율과 인플레 급등, 지불능력이 미약한 일부 은행의 파산선언 등의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첫 날은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고현지언론은 전했다. 페소화의 대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달러당 3.47∼3.55페소선이었으나 사실상 무제한 에금인출이 실시된 이날 3.58∼3.65페소선에서 거래돼 금융당국을 안심시켰다. 금융당국은 경제위기가 최고조에 올랐던 1년전에 비해 금융시스템이 안정되고달러 해외송금에 엄격한 제한이 있는 이상 각급 금융기관에서 인출된 페소화 모두가달러화로 환전되거나 해외로 유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베르토 라바냐 아르헨 경제장관은 이날 라디오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모든 종류의 예금에 대한 동결조치를 오늘부터 해제했기 때문에 입출금이 정상상태를 회복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인출된 페소화가 국내 금융시스템을 벗어나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헨 정부는 금융.경제 위기가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해 12월초 인출사태에 따른 경제붕괴를 막기 위해 주별, 월별 인출상한을 정한 예금 부분동결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경제난을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한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 후임으로등장한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은 페소화 대 달러화의 환율을 1대1로 고정시킨 태환법을 폐지한 뒤 페소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