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되면서 업종 구분없이 벤처.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다.


수출여건 악화에다 내수시장까지 침체되면서 도산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침체도 좀처럼 헤어날 기미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격랑속에서도 험난한 파도를 제치며 순항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있다.


탄탄한 기술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여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체들.


국내 잉크리필업계 선두주자인 잉크테크, 세계 봉제인형 시장의 강자로 통하는 오로라월드, DVR 전문업체인 코디콤 등이 이런 업체들이다.


반도체 장비업계의 불황 속에 매출 급신장을 이루고 있는 에스티아이와 DVD타이틀 업체로 거듭나는데 성공한 케이디미디어 등도 대표적인 불황 극복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기업들은 몇가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우선 불경기가 짙어질수록 수출을 강화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을 통해 올리는 등 해외에서 더 높은 명성을 구가한다.


발빠른 변신도 이들 기업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구조조정과 업종 다각화를 동시에 실시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잉크테크의 지난 회계연도(2001년 6월~2002년 5월) 매출액은 2백90억원.


이번 회계연도에는 4백30억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린터 출시에 맞춰 신속하게 리필제품을 개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광춘 대표는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서 벗어나 섬유 텍스타일 프린팅과 옥외 실사용 잉크젯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리필제품이라는 특성도 불경기에 매출신장폭을 늘리는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오로라월드는 수출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에 5개의 현지법인을 세워 놓고 세계 각국에 5천여개의 품목을 수출한다.


전체 매출중 수출비율이 95%에 이른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5백3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로라월드는 지난 9월 발전 5개년계획을 세워 놓고 장기적인 불경기 타개책을 시행중이다.


우선 내년부터는 주력 제품을 봉제완구에서 다른 완구로 넓혀갈 계획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완구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뛰어들기 시작한 내수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에스티아이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불황의 늪에서 헤매는 가운데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영업추이대로라면 2백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아이가 이러한 성과를 올린 데는 사업다각화가 한몫했다.


주력분야인 중앙가스공급장치(CCSS) 외에 세정장비 분야를 새로 개척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지, 보수 업무 등을 통해 50억원의 추가 주문도 확보했다.


내년에도 기존 강점을 응용해 시스템LSI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코디콤은 올해들어 지난해보다 50% 가량 늘어난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규모는 매출의 50%에 이른다.


코디콤의 매출이 급상승한 데에는 세계 DVR시장의 전반적인 호황도 작용했다.


하지만 꾸준한 신제품의 출시와 발빠른 영업력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일본시장 공략에 뛰어든데 이어 잠재성이 큰 유럽지역에도 타업체보다 한발 앞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박찬호 코디콤 대표는 "내년에는 독점적으로 한 회사에만 공급해 왔던 미국 시장의 독점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 다양한 판매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인센티브 제도를 활성화해 매년 순이익의 25% 정도를 직원들 몫으로 돌려주고 있다.


또한 주주를 위한 현금배당도 40% 내외의 고배당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케이디미디어는 지난 1969년부터 국내 추첨식 복권을 독점 생산해온 업체다.


2000년말부터 복권, 주권 등의 특수인쇄 기술을 디지털분야에 접목시켜 DVD 타이틀 제조 사업에 도전했다.


지난해 일본업체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양산에 들어간 케이디미디어는 올해 기술종주국인 일본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적극적인 수출시장 공략에 힘입어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2백50억원에 이를 예정이다.


앞으로는 마스터링, 복제 등 제작 전공정과 유통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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