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나 올림픽보다 경제발전기여도가 높다는 세계박람회(EXPO) 유치도시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10년 세계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하기 위해 모나코 현지에서 막판 로비전에 돌입한 민.관 합동 대표단은 개최지 선정 투표를 이틀 앞둔 1일 현재 "한국과 중국이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국들을 중심으로 '상하이 대세론'이 퍼져 있었지만 한국이 동구권과 아시아.아프리카 개도국을 중심으로 득표활동을 강화하면서 지금은 한국과 중국이 5표 안팎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게 대표단의 분석이다. 한국은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16조8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낙후된 여수를 비롯한 인근 서남해안지역 도약의 획기적인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막판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중.러, 2강1중 구도 =중국은 세계박람회를 중국 현대화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목표 아래 장쩌민 국가주석과 주룽지 총리가 직접 유치 업무를 챙겨 왔다. 국제적 인지도와 비약적 경제성장이 상하이의 플러스 요인이다. 반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이번 세계박람회까지 거머쥘 경우 중국이 국제대회를 독식한다는 다른 나라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푸틴 대통령의 지휘 아래 강대국으로서의 외교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지난 10월말 발생한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사태로 보안상 허점이 부각돼 경쟁에서 다소 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대회 유치 경험과 한반도 및 세계평화에 대한 기여, 여수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상하이에 비해 인지도와 교통 인프라가 떨어지는게 약점이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투자 러시'를 빚으면서 중국의 쇼윈도격인 상하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국으로선 부담이다. 이에 따라 한국대표단은 유럽국가중에서도 중국 진출보다는 한국 기업들의 자국투자유치 등에 관심이 많은 동구권을 중심으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유럽표를 한국 지지로 완전히 돌려 놓지는 못하더라도 분산시키기만 해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유치대표단은 과거 월드컵과 올림픽 유치 때도 판세분석에서는 위태위태했지만 끝까지 득표전을 펼쳐 유치권을 따냈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막판 득표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박람회 유치 효과 =생산유발 효과만 약 16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88년 서울올림픽 때의 4조7천억원과 월드컵 때의 11조5천억원보다 많다.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약 7조8천억원에 달해 1조~3조원 수준인 다른 국제행사보다 훨씬 앞선다. 고용유발 효과는 약 23만명으로 분석된다. 방문객은 1백60개국에서 3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모나코=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