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여 안녕!' 삼성전자가 올 들어 4천3백억원의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금을 추가로 상환해 지난 97년말 9조원 규모였던 금융기관과의 대출거래를 사실상 완전히 정리했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997년말 9조2백85억원에 달했던 금융기관 차입금을 지난 연말 4천7백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4천3백84억원을 추가로 갚았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차입금은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산업은행의 장기시설자금융자와 장기리스 등 3백16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은행차입금은 97년말 5조5천8백33억원에서 지난 연말 3천7백8억원,올 9월말 2백4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측은 은행차입금이 올 연말 1백억원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모든 차입금은 만기가 되는 대로 속속 상환하고 있다"며 "미리 갚고 싶어도 갚을 수 없는 차입금을 빼면 이제 국내 금융기관 차입금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9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국내 회사채 1조2백억원과 해외 회사채 9천2백억원 등 장기 회사채 1조9천8백억원 수준. 지난 97년말 총차입금 13조2천6백억원 중 11조2천8백억원을 5년 사이에 상환했다. 지난 10월과 11월 초에 만기가 돌아온 해외 회사채 4천억원을 상환하는 등 연말까지 총차입금 규모를 1조5천억원대로 줄일 계획이다. 이처럼 차입금을 대규모로 상환하고 있지만 현금보유액은 날로 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5조5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린데 힘입어 현금보유액은 지난 연말 2조8천2백억원에서 6조3천7백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현금을 우량은행과 투신사 등의 단기금융상품 등에 주로 운용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