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6일 오는 2015년까지 전세계의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내용의 과감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돈 에번스 미 상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든 공산품 및 소비재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세계무역기구(WTO) 논의를 촉진하고 세계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런 제의를 했다. 다음주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될 미국 계획은 현재 관세율이 5%이하인 공산품의 관세를 2010년까지 완전 철폐하고 5%이상인 공산품은 8%이하로 낮추되 이것 역시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완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은 신발에서 트랙터,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비재와 공산품에 대한 완전 무관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관리들은 미국이 지지부진한 세계무역협상을 촉진하고 연간 6조달러 규모의 비농산물 교역에 대한 전세계 관세를 폐지, 미국 산업과 세계 최빈국들에 이익을 주기 위해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번스 상무장관은 이 계획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결정적인 순간에 이 세계를 이끌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 대표는 "관세는 세금을 가장한 것으로 세금이 줄면 경제가 성장한다"며 "(이 계획으로) 3억명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국민에게 매우 매력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졸릭 대표는 "우리의 제의는 미국의 모든 작은 상점을 근로가족을 위한 면세점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무역관련 600개 기업 협의체인 전국대외무역위원회(NFTC)는 "미국 계획이 비전있고 현실적인 역사적 제안"이라면서 "부시 행정부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낸다"고 강한 지지를 표했다. 빌 라인쉬 NFTC 회장은 "개도국과 선진국에 엄청난 경제 이익을 제공하는 대담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도하개발어젠다(DDA:WTO의 새로운 다자간 협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른 모든 협상 부문의 목표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인하 및 철폐 논의는 작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시작됐으나 미국의 농업보조금 증액과 철강수입품 관세부과 등의 보호무역조치와 싱가포르및 칠레 등과의 개별적 자유무역협상 추진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라인쉬 회장은 미 계획을 소위 `윈-윈(win-win) 제의'로 평가하면서 이 계획이 개도국과 수출중심업체의 우려들을 해결하고 상호주의를 주장해온 미국의 무역협상 목적에도 부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 브라질과 같은 거대 개도국과 경쟁력 손상을 우려하는 섬유.신발류 등의 일부 미 기업들은 관세 폐지안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개도국들은 자국의 제조업 보호를 위해 무려 4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미 제의대로 향후 13년안에 공산품 관세가 완전 철폐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 섬유업계 등은 매년 의회에 저가의 수입품 홍수로부터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무거운 관세를 부과해줄 것을 로비해왔다는 점에서 부시 행정부 방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EU)은 미 제의를 공산품시장 개방 확대 논의 차원에서 일단 환영했으나 개도국의 이익도 고려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졸릭 USTR 대표는 관세 철폐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의 경우 미시장 접근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졸릭 대표는 "우리는 공산품, 농산물, 서비스 시장을 개방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다"면서 "만일 외국들이 미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든가 다른 안을 추진하길 원하다면 미국의 의류시장이 열리기를 기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