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 경제는 주요국가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따라 5.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는 통신기기와 반도체, 가전, 컴퓨터 등이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된가운데 상대적인 호조를 보이겠지만 철강과 자동차 등의 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26일 이런 내용의 2003년 한국산업 및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하반기부터 회복 본격화= 올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0%를 보이고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상반기 5.5%에서 하반기에는 5.7%로 나아지면서 연평균 5.6%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올 하반기 이후 나타난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연간 5.2% 증가에 그치고, 설비투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7.5% 증가하는 반면 건설투자는 지난2.4분기부터 시작된 둔화세 탓에 내년에도 증가율이 4.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입(통관기준)은 올해 수출이 1천625억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103억 달러에 달하지만 내년에는 수출이 7.2% 늘어난 1천743억 달러, 수입은 9.9% 증가한 1천673억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7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요인이 다소 우세하지만 중기적으로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상승압력이 약화되면서 3.0%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민간소비지출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둔화되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로 안정적 성장기조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산업발전을 위한 비전제시와경쟁력 강화정책이 필요하며 이라크 전쟁가능성, 환율 불안, 국내 자산가치 하락 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예방정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기기.가전.일반전자부품 상대적 호조= 내년 산업별 생산증가율은 수출 및내수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공급여력이 한계를 보임에 따라 일반전자부품(7.1%)과 섬유(1.5%)를 뺀 모든 업종에서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통신기기(16.4%), 가전(9.6%), 반도체(13.8%), 컴퓨터(6.3%), 일반기계(6.0%)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철강(0.7%)은 수입규제와 내수위축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자동차는 내수가 1.0% 증가에 그치면서 생산 증가율도 2.7%에 머물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수출은 11대 주요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 76%로 상승하는 가운데 이산업들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0.0%에서 내년에는 8.4%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등 6개 전통산업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3.7%에서 내년에 5.6%로 높아지는 반면 반도체와 통신기기 등 5개 IT 관련산업은 17.5%에서 12.2%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경우 내수위축 우려가 있지만 대우차 정상화에 따라 자동차 내수판매가 올해 수준을 소폭 웃도는 162만대, 수출은 5.5% 증가한 155만대로 국내 생산은 317만대에 이를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내년 조선산업 생산 및 수출은 750만CGT, 108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수주는 이라크전이 없거나 단기간에 끝날 경우 720만CGT에 달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산업은 비메모리의 수입증가로 무역수지가 3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내년상반기중 DDR제품의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