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가계의 소비축소 조짐이 본격화하고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3.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도시근로자가계의 흑자율은 27.9를 기록,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는 일견 '가계소비 건전화'로 해석될 수도 있고 소득증가분에 비해소비증가분이 다소 낮은 것이 일반적 추세이기는 하나 가계수지동향외에 여타 경제지표들의 동향을 감안할 때 불안한 미래를 대비한 '소비축소'로 해석될 여지가 더욱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4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286만3천400원으로 전분기대비 5.49% 늘어난데 비해 가계지출중 세금납부액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순수소비지출 증가율은 2.7%선으로 소득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덕분에 월평균 가계수지 흑자규모는 71만여원으로 97년 3.4분기이후 5년만에처음으로 70만원선을 넘어섰고 흑자율로도 마지막 30대였던 98년 3.4분기 이후 가장높은 27.9를 기록했다. 소득수준별로는 지난달 흑자율이 각각 -10.7%, 10.9%였던 1, 2분위 저소득층의가계흑자율이 이달중에는 -6.7%, 14.2%로 뚜렷이 증가했으며 연령별로는 그간 과소비 주도층으로 알려졌던 젊은 층의 평균소비성향이 25∼29세의 경우 전분기 77.3에서 73.9로, 30∼34세는 75.9에서 70.1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비단 근로자가계 지출뿐 아니라 여타 지표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발표된 9월말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도소매판매 증가율이 2.9%로 2001년 2월 1.6%이후 가장 낮았고 내수소비재 출하증가율은 0.3%에 불과했다. 아울러 2주전 발표된 10월중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전월대비 6.8포인트나 급락한97.1로 근 1년만에 100 미만으로 떨어져 6개월후 경기, 생활형편에 대해 비관론이낙관론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증가율이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소비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악화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계대출억제와 신용카드대책이 본격 효과를 내는 4.4분기 지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