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지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그간 아시아지역에서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낸 국가들은 특히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이들 동남아국가의 외국인투자가 중국으로 옮겨가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중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중국이 군사력의 증대 시켜 이 지역의 패권을 잡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내 외국인투자는 급증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 그 규모가 500억달러라는 기록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비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산업공단 지역 곳곳에는 '공장 매각' 간판이 붙어 있다. 이들 공장은 매각과 함께 모두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 미국의 역할 역시 위축시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지역의 정치 및 경제지도도 다시 그려야 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이웃국가들의 이같은 불안감을 의식, 현안들을 보다 더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서면서 가장 큰 과제로 부각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이웃국가들을 불안하지 않게 하면서 이 지역 패권을 장악하느냐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특히 중국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며 중국의 경제성장이 이 지역전체의 경제성장과 번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시아국가 정상회의에서 10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충돌을 금지하는 협정을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아세안국가와 오는 2010년까지 자유무역지대를 설정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보기도 했다. 아시아국가들의 경계심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역내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수출량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특히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도입원으로서 이들 동남아국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을 중국이 이웃국가들과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아시아의 작은 용 역할을 했던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은 여전히 중국이 중간 수준 또는 첨단 수준 기술 분야의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