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지금은 살아남기만 하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디트마르 오스터만 AT커니 글로벌 CEO(40)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들려줄 조언"을 주문하자 의외로 경영자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경영자들이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원가를 더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 기업들은 원가줄이기 경쟁에 한창입니다.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보려는 것이지요.경기가 워낙 불투명하니 보수적인 전략이 공격적인 것 보다 낫습니다." 자신없는 새 사업에 무모하게 투자하기 보다는 공정효율을 개선하면서 체질을 개선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쓰러지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인수.합병(M&A)의 호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 그는 새 사업 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지금 있는 사업을 "인터넷 기반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 마케팅 채용 뿐만 아니라 공급사슬관리(SCM)등 구매에서 판매에 이르는 모든 기능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출고 하루 이틀전이라도 자동차 색깔을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바꿔 주문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새 사업 분야를 찾기보다는 이런 고객들의 새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매진할 필요가 있지요." 특히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원가 경쟁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정혁신과 브랜드가치 높이기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터만 사장은 독일 함부르크출신으로 AT커니 최초의 유럽출신 CEO다. 38세때인 지난 2000년 CEO로 선임됐다. AT커니는 전략 수립에서 기업운영 개선,그리고 정보기술 등 분야를 두루 다루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업체. 지난 1926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됐고 전세계 37개국 70여개 사무소에서 5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95년 EDS에 합병됐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