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해외 채권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잇따라 외환위기 이후 최저금리로 해외 채권발행에 물꼬를 튼데 이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기채를 통한 외화자금 조달에 나선다. 기업은행은 이번주중 3억5천만달러 규모의 만기 5년짜리 유로 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릴린치와 JP모건을 주간사로 선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최근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한국에 대한 평가가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이르면 이달말 3억달러 규모의 5년만기 유로본드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21일 7억달러 규모의 만기 5년 유로본드를 환란이후 최저수준인 미 국채수익률에 1.27%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발행했다.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은 지난 97년 12월 6억5천만달러 규모의 10년 만기채를 발행한 이후 4년여만에 처음이다. 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발행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5억달러에서 7억달러로 늘린 것과 은행 보험 기업 등 다양한 투자계층이 이번 유로본드 발행에 참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도 지난 8일 미국 달러 채권시장에서 7억5천만달러 규모의 만기 5년 및 10년짜리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 발행은 99년 4월 이후 2년반만이다. 금리는 5년물의 경우 미 국채수익률에 1.3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 10년물은 1.48%를 더한 수준에서 각각 결정됐다. 은행들은 이처럼 해외 기채를 통해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만기가 돌아오는 고금리 외채상환과 기업체 외화대출로 사용할 예정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국은 거시적인 전망에서 아시아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국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은행들의 해외기채 성공은 한국의 거시경제와 신뢰도에 대한 긍정적인 징후"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