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가 디플레에 빠져들 확률은 "지극히 미미하다"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멤버가 21일 말했다. 벤 버난케 이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경제학자클럽 회동에 참석해 그러나 미 경제가 "취약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말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FRB의 12인 정례 금리조정회의에서 표결권을 갖고 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의 마이클 모스코 총재도 전날 "미국이 현시점에서 디플레에 빠질 위험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도 지난 13일 미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 참석해 디플레보다는 인플레 대응에 더 초점을 맞춘 통화 정책이 계속 구사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버난케 이사는 미 경제가 탄력과 구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FRB가 통화 정책을 더 구사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디플레에 빠져들 위험이 지극히 미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플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금물"이라고 신중하게 덧붙였다. 그는 "미 경제가 취약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도 시기상조"라면서 "경제 지표들을 좀 더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실업수당 첫청구 인원이 하락했으며 기업 투자가 회복되는듯한 기미도 보이고 있다면서 따라서 "내년에는 분명히 올해보다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을 비롯한 FRB 고위 인사들은 지난주 `미 경제가 취약 상태에 빠졌다'고 잇따라 언급했다. 버난케 이사는 FRB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유사시 디플레를 막기 위해 통화 정책을 더 구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서 ▲장기국채 매입에 초점을 맞추거나 ▲회사채를 담보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더 공급하거나 아니면 ▲외국정부채권을 사들이는 등의 옵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채를 살 경우 이것이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강도가 덜하나 과거에는 디플레 타개를 위해 환율에 개입하는 것이 효과적인 시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