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창조적인 상품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개발 대신 다른 회사제품을 '모방'하거나 기존 제품을 변형한 '리바이벌' 상품들로 성공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정공법은 아니지만 불황기에 살아남는 게 우선인 기업세계에서 새로 떠오르는 생존전략인 셈이다. 65년간 모방으로 샴푸 업계 2위 구축=비누에서 홍차까지 각종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유니레버의 샴푸 브랜드인 '스와브'는 꾸준히 1인자를 따라가는 '카피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70년대의 브렉이나 레블론샴푸에서 최근 1위인 P&G의 팬틴까지 당시 가장 유행하는 제품의 성분 포장 마케팅을 모두 따라하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싼 탓에 매출총액(7억9천만달러)은 2,3위권이지만 판매량은 8천9백만개로 선두업체들인 팬틴(4천3백만개)과 허벌에센스(3천만개) 등을 두 배 이상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P&G 등 선두업체들이 "스와브는 전혀 신경 쓸 경쟁상대가 아니다"며 아예 무시하는 틈새를 이용한 것이다. 신제품보다 리바이벌로 재미보는 장난감 업체=연중 가장 많은 판매가 예상되는 연말시즌이 다가오지만 올해엔 새로운 장난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기존 장난감의 리바이벌이다. '스파이더 맨''맨 인 블랙' 등 속편 영화들이 유행한 것도 영향을 주었지만 실제는 경기침체의 장기화 때문이다. 최대 장난감회사인 마텔 소속의 피셔프라이스는 90년대 히트작인 '티클 이 엘모'를 모방한 '치킨 댄스 엘모'를 내놓았으며,이달말까지 1백30만~1백40만개 정도는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기를 끈 바비인형(러크크래커)의 후속편(래펀젤스)도 작년보다 두배 이상 팔리는 등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