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5년간 국내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원은 21일 'IMF 5년, 기업내실을 해부한다' 보고서에서 6월말 현재 국내 제조업체의 차입금 의존도는 33%로 미국기업(27.7%), 일본기업(30%)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제조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97년말 54.2%에서 올해 6월말 33%로 줄었지만 단기차입금 비중은 50.1%에서 47.8%로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미국기업의 6월말 현재 단기차입금 비중은 21.1%, 일본기업은 38.9%로 국내 제조기업에 비해 낮았다. 이 연구원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을수록 금융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 원리금상환압력이 높아진다"며 "국내 기업은 미국.일본기업에 비해 여전히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기업의 부채비율은 135.6%로 미국(162.1%)이나 일본(151.7%) 기업에 비해 낮았지만 이자보상배율은 2.6배로 미국의 2.8배, 일본의 4.7배에 못미쳐 단기 부채상환능력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미국.일본기업은 차입금이 아닌 부채의 비중이 높고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비중은 크지 않다"며 "부채비율이 미국.일본기업에 비해 낮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12월 결산 469개 비금융상장사를 대상으로 국내 기업의 종합적인 부채상환능력을 평가한 결과 미국 기업 기준으로 투자등급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평가기관인 S&P의 자료를 기준으로 작년말 국내 상장업체의 이자보상배율은BB 등급으로 투기등급에 머물렸고 차입금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중은 BBB로 투자등급을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투자등급 수준에 들기에 미흡했다. 이 연구원은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5년이 지나면서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차입금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