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과 신용카드사간 '밀월시대'가 열렸다.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에 대출 서비스와 카드결제 비율을 1대1로 맞추라는 지침을 내린 후 할인점들과 제휴,경쟁적으로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구매금액에 따라 사은품을 주기도 하고 최장 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기도 한다. 특히 48개 점포를 두고 있는 신세계이마트에 카드사들의 구애(求愛)가 집중되고 있다. 올들어 삼성 LG BC 국민 외환 등 카드사들과 함께 벌인 마케팅 횟수만 13회에 이른다. 보통 10∼12일 정도인 행사가 거의 매월 진행된 셈으로 카드사들은 단기간에 평소의 2∼4배 수준으로 결제금액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열린 'LG카드 사은품 행사'의 경우 평소 이마트 매출의 8%선이던 LG카드 결제 비중이 32%로 급등했다. 이마트는 지난 14일부터는 10만원 이상 BC카드로 결제한 고객 중 2만명을 추첨,지펠냉장고(1백명),LG트롬세탁기(1백명),완전평면TV(1백50명) 등을 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단을 통해 할인점 공동행사 내용을 알리면 해당 카드사의 매출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휴면고객'을 깨우는 효과도 크다"며 "카드사들은 공동마케팅을 통해 카드결제 비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20개 매장을 갖고 있는 홈플러스에도 카드사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홈플러스는 올해 카드사들과 거의 매월 사은품 행사나 6개월 무이자 서비스를 진행했다. 횟수로는 지난해보다 2배나 많다. 지난 17일까지 진행된 '홈플러스-LG카드 행사'에선 평소 10∼12%선이던 LG카드 매출 비중이 40% 초반대로 올랐다. LG카드는 결제금액에 따라 이탈리아산 밀폐용기,일본산 접시,믹서기 등을 홈플러스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지난달 홈플러스와 BC카드가 공동 마케팅을 벌였을 때는 판매금액에서 BC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볼게 없는 이같은 공동 마케팅이 앞으로도 계속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내 과도한 사은품 제공과 6개월 무이자 행사를 자제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최명진 과장은 "카드사들도 최근엔 과당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대신 할인점 고객에게 결제금액 자체를 할인해 주거나 특정상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을 깎아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