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이라크 대량파괴무기 사찰활동이 4년만에 재개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이라크가 식량 구입을 위해 제한적으로원유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이라크가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단행된 석유수출 금지 등 유엔의 대(對)이라크 경제재제로 이라크인들이 겪는 고통을 덜어주기위해 지난 96년 시작됐으며 6개월마다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하도록 돼 있다.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들은 이 프로그램 기간이 이달 25일 만료됨에 따라 이날 비공개회의를 갖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6개월간 이뤄진 이 프로그램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했다. 아난 총장은 이 보고서에서 그동안 식량공급이 개선돼 왔지만 약 2천400만명에달하는 이라크 국민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식량이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논의가 무기 사찰업무 재개에 집중되고 있지만, 나는 이라크 국민들의 인도적인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 이들의 절박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노력도 아끼지 말 것을 모든 관련 당사자에게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최근 원유생산량이 감소하는 바람에 식량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이 크게 줄어 애를 먹고 있다. 유엔의 추정에 따르면 이라크의 원유생산량은 지난 2000년 하루 약 200만 배럴에서 현재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다. 유엔에서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베넌 세번 국장은 이같은 원유생산량 감소로 이라크가 약 31억달러 어치의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없었다고 유엔 안보리에보고했다. 아난 총장의 보고서는 지난달말까지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이라크가 구입한 식량과 인도적인 물품은 모두 250억달러어치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아난 총장은 "(이라크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한 이라크의 인도적인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계속돼 평범한 이라크 국민들의 삶에 효과가 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달 21일 이 프로그램의 연장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인데, 아난 사무총장이 이라크에 대한 식량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권고한 기술적인 조치들을채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엔본부 AFP.dpa=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