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연방기금금리가 제로% 가까이 내려가도 경기를 자극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9일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민간단체인 외교협의회 모임에서지난해 3월에 시작된 미국경제의 침체는 매우 가벼운 것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회복이당초 기대했던 것에 비해 느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6일 연방기금금리를 41년만의 최저수준인 연1.25%로 0.5%포인트 인하했지만 그렇다고 정책당국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을 다 없앤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를 제로% 가까이로 내린다 하더라도 여전히 경기회복을 위해 투입할수 있는 자금여력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연방기금금리가 제로 상태가 되면 장기채를 적극 매입,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실질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경제가 과거 처럼 어려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25년간 규제완화가 이뤄지면서 미국 기업들이 급변하는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그같은 유연성이 없고 제도가 경직돼 있기 때문에 미국 만큼회복이 빠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의 경우 인력의 이동이나 고용을 억제하는 제도들이 있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미 금융계가 주가 폭락으로 무려 8조달러의 부를 날렸으며 9.11 테러 후유증과 대기업의 잇단 회계 스캔들로 지난 2년 6개월여 큰 어려움을겪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 기법이 고도화된 덕분에 그 충격을 흡수할 수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더욱 중요한 점은 미국의 주요 금융 기관 가운데 문을 닫은곳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뿐 아니라 국제 금융기관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금융기법 고도화 덕분에 금융 기관들이 대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된것은 물론 차입자도 단일 금융시장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이로 인해 "불과 25년 전에 비해 국제금융시장이 더 유연해지고 효율성도 몰라보게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구체적으로 파생금융상품시장이 연간 111조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년간 미 의회가 파생상품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강하게 견제해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