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9일금융 기법이 고도화된 덕분에 미 금융계가 그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민간 단체인 외교협의회(CFR) 회동 연설에서 이렇게 지적하면서 따라서 당국이 금융 기관을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금융계가 주가 폭락으로 무려 8조달러의 부를 날렸으며 9.11 테러 후유증과 대기업의 잇단 회계 스캔들로 지난 2년 6개월여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 기법이 고도화된 덕분에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더욱 중요한 점은 미국의 주요 금융 기관 가운데 문을 닫은 곳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뿐 아니라 국제 금융기관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금융기법 고도화 덕분에 금융 기관들이 대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된것은 물론 차입자도 단일 금융시장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불과 25년 전에 비해 국제금융시장이 더 유연해지고 효율성도 몰라보게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구체적으로 파생금융상품시장이 연간 111조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년간 미 의회가 파생상품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강하게 견제해왔다. 미 상원은 지난 4월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캘리포니아주) 의원이 제출한 파생상품 규제안을 기각한 바 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에너지 기업인 엔론이 비밀리에 주식을 거래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파생상품 규제 법안을 제출했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오늘날 금융 기관들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최신 기법들을 활용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이 와해될 수 있는 위험이 최소화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