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홍콩 포함)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들이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 일본 제품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말레이시아 태국 등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동남아 개도국의 위협도 가시화되고 있다. 19일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대(對)중국 수출 패턴 변화 및 중국시장내 경쟁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 순위는 지난 98년 4위에서 올해 3위로 한 계단 올랐지만 점유율은 10.7%에서 9.4%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에 비해 대만은 점유율이 11.9%(3위)에서 12.9%로 높아지면서 순위도 2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일본은 20.2%에서 18.1%로 점유율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컴퓨터 합성수지 무선통신기기(휴대폰) 철강판 반도체 등 한국의 대 중국 10대 수출품이 모두 대만 일본 제품과 경쟁관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말레이시아는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98년 1.9%(10위)에서 올해 3.1%(6위)로 치솟아 한국 제품과의 경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98년엔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태국도 올해 10위(1.8%)로 상승, 새로운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독일(5위) 러시아(7위) 호주(9위) 등은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점유율이 0.1∼0.7%포인트 상승, 한국제품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의 대 중국 10대 수출품은 92년 경공업제품과 중화학제품이 각각 4개와 6개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전자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4개 품목이 10위권에 포진했다. 김동선 산자부 수출과장은 "중국시장을 놓고 동아시아 국가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중국측의 수입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과의 산업협력을 확대해 분업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