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백색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가 로봇 진공청소기인 '트릴로바이트'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스 스트라버그 일렉트로룩스 대표이사 사장은 19일 스웨덴 스톡홀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트릴로바이트 등 프리미엄제품을 한국시장에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트라버그 사장이 한국 기자를 만난 것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스트라버그 사장은 "한국시장은 성장세가 돋보이고 구매력이 강하며 고도로 발달한 시장"이라며 "현재 한국시장의 소비자수요를 조사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매출액의 8%를 마케팅과 유통망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렉트로룩스는 올들어 한국시장에서도 직영체제를 갖췄다. 롯데백화점과 E마트 까르푸 홈플러스 등을 통해 드럼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선보일 '트릴로바이트'는 고생대 생물인 '삼엽충'이 바다청소 기능을 했다는 뜻에서 따온 이름이다. 직경 35㎝,높이 13㎝의 원반형인 이 제품은 초음파로 물체를 감지해 자동으로 청소하며 속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2시간 충전으로 1시간 움직이며 방전 직전에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가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됐으며 일본시장엔 지난달 소비자가격 3백만원에 출시돼 한달여만에 1천대 이상 팔렸다. 스트라버그 사장은 "현재 스톡홀름과 시드니 상하이 등 전세계에 7개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으며 시장이 확대될 경우 한국에도 디자인센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다 즐겁고 편리한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춰 각 지역의 소비자수요에 맞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생산라인 및 R&D를 연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베니스 부근의 20만평 규모 포르샤공장에선 9백가지 제품의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15분만에 생산모델을 교체할 수 있는 '플렉서빌러티(유연성)' 체제를 갖추고 있다. 스트라버그 사장(45세)은 주미 스웨덴대사관의 기술담당관을 거쳐 지난 83년 일렉트로룩스에 입사했으며 청소기사업부 총괄,북미지역 백색가전사업부 총괄담당을 거쳐 98년 청소기·소형가전사업부 수석부사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룹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 스톡홀름=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 ..............................................................................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1901년 'AB룩스'로 출발해 1912년 세계최초로 진공청소기를 생산했으며 1919년에 지금의 '일렉트로룩스'로 이름을 바꿨다. 진공청소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20%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탁기와 냉장고 주방기구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다국적기업이다. 에릭슨 사브 등의 대주주이기도 한 야곱 왈렌버그 가문이 최대주주(지분 5.3%)다. 지난 84년 이탈리아 자누시를 인수하고 94년엔 독일 아에게(AEG)를 사들이는 등 지난 30년동안 4백50여개사를 인수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현재 1백50여개국에 일렉트로룩스 아에게 자누시 유레카 등의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1백40억달러,당기순이익 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9년 설립된 일렉트로룩스코리아(사장 박갑정)는 지난 6월 법인으로 승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