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서방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의해 운영되는 지점을 바레인에 개설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샤리아는 은행업무를 비롯해 가족에 이르기까지 무슬림의 신앙생활 전반을 규율한다. 이슬람 성서인 코란은 이자를 받아 이득을 챙기는 것을 `고리대금'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샤리아 은행과 고객들은 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은행과 고객은 주식 또는 리스형태의 산업에 투자한 자본이득을 공유하게되며 알코올, 담배, 음란물 등과 같이 이슬람 법에 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금지돼있다. 스위스에는 이미 칸츠 은행이 제네바에 지난 98년부터 지점을 운영하는 등 샤리아에 의해 운영되는 금융기관이 산재해있다. 샤리아 은행은 지난 70년대초 석유달러의 붐이 일면서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거대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은 전했다. 이슬람권 은행의 투자규모는 2천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향후 5년에 걸쳐 연간 15%씩 성장할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파키스탄, 이란, 수단 등은 자국내 모든 금융기관을 샤리아 율법에 합치되도록개혁했으며 말레이시아도 주력 금융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이슬람식 금융제도를 도입중에 있다. 특히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이 감행될 경우 샤리아 은행에 관한 고객들의 인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걸프지역 국가의 일부 고객들은 대(對)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자신들의 자산이 동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일부 고객들은 미국 은행에 예치했던 자금을 유럽과 스위스 은행계좌로 이전했으며 이슬람 은행들은 이러한 자본이동을 통해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