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른 비즈니스에서는 모두적자가 내고도 윈도 쪽에서는 무려 85%의 분기 수익을 올렸다고 처음으로 공개함으로써 이 부문의 독점 시비를 다시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3.4분기 윈도 비즈니스에서 24억8천만달러의 영업 수익을 냈음을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매출 28억9천만달러의 85%에 달하는 규모다. 신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주 제출한 분기영업 실적에서 이렇게 드러났다면서 경쟁사들로 하여금 퍼스컴 운영체제 독점 시비를 다시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법정은 지난 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미 법무부가 앞서 법정 밖에서 타결한 반독점관련 합의를 대부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미국내 9개주가 여전히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경쟁사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관행에 충분한 제동이걸리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SEC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윈도를 뺀 나머지 사업은 모두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홈과 엔터테인먼트 쪽은 3.4분기에 1억7천700만달러의 손해를 낸 것으로 발표됐다. 게임기인 X박스도 포함하는 이 부문의 매출은 5억500만달러였다.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X박스가 한대 팔릴 때마다 120달러씩 손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넷 서비스 및 포털인 MSN의 경우 9천700만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동기의 1억9천900만달러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4억3천100만달러에서 5억3천100만달러로 늘었다. 중소기업을 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솔루션 쪽도 적자가 나 1억700만달러 매출에 6천80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사업을 위해 얼마전 미국의그레이트 플레인스사와 네덜란드의 네비젼사를 인수한 바 있다. 휴대폰 소프트웨어와 윈도 CE 오퍼레이팅 시스템 쪽인 CE/모바일 사업 쪽도 매출이 1천700만달러인데 반해 손실은 무려 3천3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정보통신(IT) 산업의 장래를 너무어둡게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7일 미국 최대 IT 박람회인 연례 컴덱스 참석차 라스베이가스에 도착해기자들과 만나 "IT 부문이 어려운건 사실이나 기술 혁신과 산업 성장률이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트 회장은 또 "퍼스널 컴퓨팅에 비해 퍼스널 컴퓨터(PC)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PC만이 아닌 이동장비 등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추세 때문에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델이 포켓 PC 쪽에 본격 진출할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당 가격이 기존 모델에 비해 크게 낮은 199달러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 서버 기술이 혁신되면서 윈도 오퍼레이팅 시스템 가격도 급락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