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17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 산은캐피탈 한국기술투자 무한투자 등 4대 벤처캐피털의 올 3·4분기 벤처기업 투자액은 4백71억원으로 지난해 이후 분기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백16억원에 비해 57.7% 수준이다. 올해 1·4분기 5백11억원,2·4분기 5백93억원에 비해서도 매우 저조한 수치다. 지난 2000년에 벤처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 3·4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사상 최저수준이며 이같은 투자위축세는 4·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올해 초 7백69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키로 했으나 10월 말 현재 4백30억원 투자에 그쳤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벤처부문에 각각 3천2백64억원과 9백31억원을 투자했었다. 한국기술투자와 무한투자도 마찬가지다. 한국기술투자는 올초 벤처부문에 5백9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나 10월 말까지 2백80억원 투자에 그쳤다. 무한투자도 투자목표 7백70억원의 32%인 2백50억원만 투자했다. 벤처캐피털이 벤처투자액을 대폭 줄인 것은 정보기술(IT) 경기의 장기침체로 수익성 있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도 까다로워져 투자자금 회수가 안돼 자금의 순환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의 경우 순이익이 올해 1·4분기 28억원에서 2·4분기에는 2억원으로 줄었으며 3·4분기에는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벤처캐피털의 투자감소로 인한 벤처기업의 자금난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벤처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벤처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벤처업계는 기업 인수합병 원활화와 기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지분을 인수해주는 세컨더리마켓의 활성화 등 다양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