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국민 외환 등 주요 카드사들의 대환대출 규모가 지난 3분기말 현재 총 3조6천8백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환대출은 신용카드 연체대금을 장기대출로 전환해 주는 것으로 통상 대환대출의 절반 정도가 다시 연체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 카드사들은 약 1조8천억원대의 '잠재부실'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카드 잠재부실 심각=LG 삼성 국민 외환카드의 3분기말 현재 대환대출액은 각각 1조4천1백34억원,1조1천5백84억원,7천6백30억원,3천5백3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환대출액이 전체 카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사별로 5.2%(LG),4.1%(삼성),4.3%(국민),4.8%(외환)에 이른다. 카드업계는 대환대출의 50% 정도를 '잠재 연체'(대환대출 후 다시 발생할 미래의 연체)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대환대출을 포함한 각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을 계산하려면 현재의 연체율에 2∼2.6%를 더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계산법을 적용할 경우 각 카드사의 9월말 실질 연체율은 5.6∼10.8%(금감원 발표 기준)에서 7.6∼13.2%로 높아진다. ◆대환대출 왜 하나=카드사들이 대환대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연체채권을 정상채권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통상 연체채권에 대해 12%(1∼3개월),60%(3∼6개월),1백%(6개월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대환대출의 경우 정상채권으로 분류돼 1%의 대손충당금만 쌓으면 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대환대출을 많이 할수록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줄어들어 당기순익을 늘릴 수 있다. 이밖에 대환대출을 통해 '자산건전성의 잣대'로 통하는 연체율을 낮출수도 있다. ◆장점도 있다=대환대출의 부실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관계자들은 "대환대출의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대환대출을 통해 일시에 카드대금을 갚기 어려운 회원들은 장기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뜻이다. 이밖에 "대환대출의 50% 정도가 정상적으로 상환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환대출은 채권회수의 여지를 넓힐수 있는 방편"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급증하는 대환대출이 카드사 자산건전성에 심각한 위험요소라고 판단,향후 대환대출의 대손충당금 설정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