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54)이 조흥은행 인수에 여전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코헨 행장은 15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주최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서 '외국인 CEO가 본 1년의 한국체험'을 주제로 강연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일은행이 현재 자금여력이 충분한데다 자산건전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타은행을 인수합병(M&A)할 여건이 조성돼 있다면서 제일은행의 주주들 역시 추가투자를 위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코헨 행장은 또 가계대출 문제와 관련,"전체 규모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른 것은 아직 아니다"면서 "다만 증가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1백60조원 가량 투입된 공적자금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한 비용으로 봐야 하며 공적자금 회수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당액의 공적자금이 부실기업을 정리하면서 증발해 버렸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공공자금'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코헨 행장은 이어 "한국인의 의식구조는 급속한 경제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지난 97년 외환위기는 한국이 의식구조와 시스템을 혁신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