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국가품질경영대회' 개최를 계기로 표준협회는 지난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품질한국을 향한 품질경영의 과제와 전망'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김형욱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홍익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토머스 모스겔러 미국품질협회(ASQ) 회장,곽수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유영상 표준협회 상근부회장,김상갑 두산중공업 대표가 참석했다. 모스겔러 회장은 미국 품질경영상인 말콤볼드리지상의 심사위원을 역임한 세계적인 품질운동전문가로 국가품질경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방한했다. < 참석자 > 토머스 모스겔러 미국품질협회(ASQ) 회장 곽수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유영상 표준협회 상근부회장 김상갑 두산중공업 대표 사회=김형욱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홍익대 교수) .............................................................................. ▲김형욱 회장=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에 뒤지고 기술경쟁력은 일본 등 선진국에 못미쳐 사면초가 상태다. 품질경영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유영상 부회장=올해는 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세계에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알린 해였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경쟁력 제고를 고민해야 할 때다. 열린 시장에서 품질은 핵심사항이다. 한국 기업들이 양적 팽창이 아닌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내야 한다. ▲모스겔러 회장=미국 내 12만개 회원사와 전세계에 파트너십을 갖고 있는 ASQ 회장으로서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 최근 ASQ는 기업뿐 아니라 의료 보건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품질전문가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대기업 및 기관의 모든 종사자가 품질에 대한 교육을 받고 품질경영에 참여한다. 품질경영은 단순히 기업의 제조과정이나 제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시스템 등 전반적인 과정을 포함한다. 개인적으로는 고객과 시민이 제품 및 서비스와 '오랫동안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품질경영의 정의라고 본다. ▲곽수일 교수=지난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국내 기업들의 관건은 어떻게 기술적으로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였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는 어떻게 더 나은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하느냐로 변모했다. 이제 21세기는 세계시장에서 먹히는 새롭고 다른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따라 품질경영이 자재구매 마케팅 배달 연구개발 등으로 확대되는 '토털 품질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김 회장=한국상품의 품질경쟁력은 반도체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섬유 화학 등 전산업에 있어 선진국에 뒤지고 있다. 국제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J D 파워는 한국자동차의 결점률이 일본 미국 유럽 제품보다 2배 이상 높아 리콜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표준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연간 27조원의 품질비용중에서 17조원이 품질을 수정하는 데 사용되는 실패비용이라고 한다. ▲모스겔러 회장=미국에서도 최고경영자들은 끊임없이 품질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모델링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은 품질경영의 핵심수단이다. 현재 내가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병원시설 건축회사를 예로 들어들면 협력업체와의 시스템 연계를 통한 철저한 문서체계화로 고객의 주문,제품제작,출고 등 전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현장에서 기술자 및 전 영업사원들이 노트북컴퓨터 등을 이용해 데이터베이스화된 정보를 공유한다. ▲김상갑 대표=두산(지난 2000년 품질경영대상 수상)의 경우 회사차원에서 6시그마,변화관리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오고 있다. 기업전체가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품질경영이 형식에 치우쳐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안된다. 두산은 지난 30여년간 쌓은 경험과 우수인력,품질경영 인프라 구축 등이 강점이다. ▲유 부회장=표준협회는 전국의 공공기관 기업 학계 시도 단위의 추진본부 등을 네트워크로 엮어 품질경영인식을 확대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교육 서비스 공공부문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산업현장 특히 제조부문의 품질향상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1년에 6만여명의 품질담당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품질을 챙기겠다는 의지와 리더쉽을 가져야 한다. ▲모스겔러 회장=기업환경뿐만 아니라 보건 교육 정부부문 등 사회 다른 분야의 품질경영이 동반되지 않으면 비즈니스의 품질마저 낮아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에서 이룬 품질수준이 정부 은행 등 다른 사회부문에서 잘 적용되지 않았다. 품질경영의 석학인 에드워드 데닝 박사는 품질경영을 '총체적인 시스템 경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인구 20만의 메디슨시(위스콘신주)는 2백개의 단체가 지역품질 향상 네트워크를 결성해 시민 서비스 수준을 높인 좋은 예이다. ▲김 대표=품질경영의 체질화 및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시스템을 추진해야 한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대해 회사가 원칙과 표준,질서를 체계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곽 교수=품질한국으로 가기 위한 선결요건으로 확대된 품질경영 개념의 재정립,사회적인 중요성 재인식,정보기술의 활용 노력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김 회장=품질경영이 제대로 뿌리 내리기 위해선 학계 언론 정부 사회 전반이 참여해야 한다. 관련 단체들과 학계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과 환경에 맞는 독특한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계가 이를 적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리=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