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 추락하는 주가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우려 등의 충격으로 인해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경제위원회 합동청문회에 나와 미국 경제가9.11 테러 이후 지난 1년 동안 현저한 탄력성이 있음을 증명했지만 아직도 많은 요소들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FRB가 지난주 예상보다 큰 폭인 0.5% 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위험요소가 점점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FRB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현재의 취약지점(soft spot)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주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경제가 현재의취약지점을 뚫고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만일 경제가 취약지점에서 벗어나 성장을 가속화한다면 FRB는 신속히 방향을 바꿔 금리를 높임으로써 인플레가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FRB의 예상이 빗나가 현재의 불경기가 악화된다면 FRB는 다각적인 추가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다면서 특히 기업회계추문 폭로의 영향, 투자지출 증가를 계속 기피하는 기업들의 경향,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등을 꼽았다. 그는 "지난 몇달 동안 이 요소들은 경제활동에 타격을 주었으며 경제가 취약지점에 도달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들은 "기업들과 현재의 경제회복에 추진력을 주었던 소비자들 사이에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구들은 구매를 더욱 조심하게 됐고 기업 지출은 아직 실질적인 활력을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의 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주 경제성장에 자극을주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0.5% 포인트 내린 1.25%로 결정했다. 이같은 금리는 41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단행한 감세조치를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장기적으로 예산적자를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지 말라고 의회에 경고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지난해 행정부가 단행한 10년 1조3천500억달러의 감세조치를 만료기한인 2010년 이후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경제에 자극을 주기 위한 추가감세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에 관해 내년초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