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계열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전 통신산업분석가 잭 그러브먼이 AT&T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샌포드 웨일 시티그룹회장의 회사내 주도권 장악을 돕기 위한 것이었음을 스스로 밝혔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투자자를 오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러브먼에 대한 검찰 조사의 초점은 그가 AT&T의 공모주 발행 과정에서 살로먼스미스바니가 주간사 업무를 따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는데 맞춰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실제 그러브먼의 투자등급 상향조정 목적은 1999년 웨일 당시 시티그룹 공동회장이 다른 공동회장 존 리드를 제치고 경영권을 장악하는데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의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암스트롱 회장은 시티그룹 이사회의 이사로서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브먼은 2001년 초 이같은 사실을 한 동료 분석가에게 e-메일을 통해 털어놓았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투자자를 오도한 그러브먼의 산업분석 관행에 대한 조사는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러브먼은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나간 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관련 e-메일내용은 자신이 '뻥튀기'를 한 것일 뿐 사실이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티그룹도 그같은 내용이 전혀 근거없는 허황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현재의 시티그룹은 지난 1998년 4월 당시 웨일이 대표로 있던 트래블러스 그룹이 리드가 대표로 있던 시티그룹을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며 그 이후 한동안 웨일과 리드 간에는 금융부문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빚어졌었다. 결국 시티그룹의 단일 대표이사회장은 웨일이 됐으며 공동회장이었던 리드는 사임했다. 그러브먼은 문제의 e-메일에서 웨일 회장이 리드를 제거하기 위해 암스트롱 AT&T 회장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신이 AT&T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하게 된 것이었다고 적었었다. 그러브먼은 그러나 이날 낸 성명에서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가를 동료들에게 부각시켜 보기 위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일 뿐 e-메일 내용은 사실과 전혀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