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직접 대한생명 경영을 챙길 것으로 알려져 지난 9월 약속했던 대한생명의 독립경영이 제대로 유지될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한화[00880]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5일 대한생명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달 초 대표이사 회장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생명의 최고 경영진은 김승연 회장 아래에 외국인 1명, 내국인 1명 등 2명의 대표이사 사장을 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외국인 1명씩 두명의 최고 경영진을 두고 독립경영 체제로 대한생명을 끌고 가겠다던 지난 9월26일 김 회장 자신의 약속과 다른 것이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시 내국인 최고 경영자도 한화쪽 인사가 아닌 국내금융계에서 풍부한 경영 경험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김 회장은 또 대한생명은 사업구조가 제조업 위주인 한화그룹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문화가 필요하다며 대한생명에는 기존의 한화그룹 인력 가운데 연구소 인력과인수.합병(M&A) 전문가 등 극소수만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한생명의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대한생명의 경영을 직접 챙기겠다는 `책임경영'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오너로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편입된 대한생명의 경영을 직접 챙기는것이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라는 뜻이다. 또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던 로비설과 특혜설에 대한 시비를 잠재우고 의심받아 왔던 대형 보험사에 대한 한화의 경영능력을 직접 평가받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김 회장이 11일 50주년 기념사에서 `국민들이 막대한 공적자금을 부어 우리에게맡긴 국민의 기업인 대한생명을 하루 빨리 정상화해 건실한 우량기업으로 만들어야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영 전문가들에 의한 독립경영이 좋은 것인지, 오너가 직접 나서 경영을 챙기는 책임경영이 나은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선진기업들의 경영의 흐름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의미하는 독립경영이 대세인 것만은 틀림없다. 정이만 한화구조조정본부 상무는 "회장이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 대표이사 회장을 직접 맡을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화는 대한생명 실사팀의 자산실사가 끝나는 다음달 초에 대생의 경영진과 경영전략을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김장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