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이 수적인 면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한국의 투자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에 등록된 외국인투자기업은 지난 2000년 말 9천4백20개사에서 작년 말에는 1만1천5백15개사로 크게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1백대 기업에 든 외국계 기업들은 '수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이바지할 뿐 아니라 활발한 생산활동과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으로 국내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계 기업 종합 1위 자리에 오른 노키아티엠씨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에서 1위를 차지했고 총자산은 7위에 랭크됐다. 휴대폰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데 힘입어 98년이후 매출액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주요 지표에서 2위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어 당분간 1위자리를 굳건히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 2위는 컴퓨터와 주변기기 시장에서 명가 자리를 차지한 한국휴렛팩커드가 차지했다. 이 회사는 매출액 2위 등 전체 지표에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 매출액 1천억원 이상 88개사 외국계 1백대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은 30조9천4백여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대상기업 매출 39조3천여억원의 78%를 차지하는 규모다. 1백대 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88개사였다. 특히 노키아티엠씨(3조4천7백45억원) 한국휴렛팩커드(1조2천9백5억원) 한국까르푸(1조1천4백90억원) 한국소니전자(1조1천3백38억원) 등 4개사는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 이들 4개사는 1백대 기업 전체 매출액의 23%를 차지했다. 매출액 5∼10위에는 한국바스프 한국IBM 한국암웨이 모토로라코리아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 TI코리아 등이 차례로 올랐다. ◆ 순이익은 노키아가 발군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한 노키아티엠씨의 순이익 규모(3천2백17억원)는 2∼5위 기업을 합친 것보다 많다. 전년보다 순이익규모가 54% 증가했다. 순이익 2위는 7백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한국IBM. 그러나 전년도의 8백46억원과 비교하면 11% 줄었다. 지난 회계연도(2000년 9월∼2001년 8월)에 6백88억원을 기록, 3위에 선정된 한국암웨이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1백99억원)보다 2백45%나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부문 상위 1백대 기업이 기록한 순익은 모두 1조8천8백98억원. 국내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올린 2조9천4백69억원의 64% 수준이다. ◆ 총자산은 제조업이 상위권 휩쓸어 총자산을 평가지표에 넣은 것은 대상 기업들이 모두 비상장기업이어서 시가총액 지표를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총자산 1위 기업엔 전자집적회로를 만드는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선정됐다. 이 회사는 1조5천4백81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은 5천7백억원대로 13위였지만 당기순이익이 2천3백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체 순위는 2백위권 밖으로 밀렸다. 2위는 1조3천9백64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한 OB맥주가 차지했으며 한국까르푸(1조2천6백93억원) 한국바스프(1조1천4백32억원) 한국휴렛팩커드(1조5백58억원)가 각각 3∼5위에 올랐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