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Nano)란 고대 그리스어인 나노스(Nanos.난장이)에서 유래된 말로 10억분의 1을 뜻한다. 나노 입자는 작디 작지만 잘 활용하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무한한 가능성의 새 물질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21세기엔 무조건 큰 것만 중시하던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작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대박의 유혹은 크고 절약이나 저축은 쉽지 않다. '나노 세상'을 맞아 생활 곳곳에서 찾는 작은 발견을 통해 '이삭으로 곳간 채우는 알뜰 경제'의 지혜를 나눠 본다. ----------------------------------------------------------------- 한국여신금융협회에선 작년부터 총 1천8백30만원(1등 3백만원)의 상금을 걸고 '신용카드 사용 수기'를 공모한다(10월1일~11월30일 접수). 심사를 맡았던 지난해 응모작의 내용은 어묵 하나를 카드로 샀다는, 이른바 소액결제에 얽힌 에피소드와 신용카드복권 당첨에 관한 얘기, 카드를 빌려주거나 잘못 사용해 혼난 일 등 다양했다. 그러나 가장 많았던 건 갑작스런 치료비 때문에 당황했을 때 병원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돼 한시름 놨다는 것과 현금서비스 덕에 남에게 얽굴 붉히며 아쉬운 소리를 안해도 돼 다행스러웠다는 고백이었다. 신용카드의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보도되지만 이처럼 잘만 쓰면 약인 수도 많다. 현금 없이 급한 일을 처리할 수도 있고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기 심사 이후 나 역시 가능하면 소액도 카드로 결제하려 애쓴다. 액수에 상관없이 1만원 이상이면 무조건 복권 1장으로 치는데다 백화점카드를 제외한 개인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중 수업료 공과금 보험료 철도요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대상이므로 사용 횟수가 많으면 당첨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말 정산시 총사용액중 연봉 10%를 넘는 금액의 20%를 공제해 주는 세금 혜택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카드 사용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 가운데 또 '일시한도 증액'이라는게 있다. 결혼, 자동차 구입, 돌잔치.회갑연 등 집안 대소사 혹은 여러 사람을 인솔한 해외여행 등 일시적으로 카드 사용(액)이 늘어날 때 이용하면 좋다. 자녀 결혼을 앞둔 부모나 결혼 당사자 모두 이용한도를 높여 놓으면 가전품과 가구 예단.예물 등 혼수 장만 비용이나 결혼식장, 피로연 비용 등을 한꺼번에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자동차 구입 때도 카드사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평소 신용이 괜찮으면 대부분(삼성 동양 비씨 현대 LG 신한 우리) 심사 후 한도를 올려준다. 평소 월간 사용한도는 개인에 따라 1백만~2천만원이지만 일시 증액의 경우 1억원 이상까지 가능하다. 일시 증액이므로 한달 뒤엔 원래 한도액으로 돌아오지만 이자를 물면서 융자를 받거나 남에게 빌리지 않아도 되는 만큼 갚을 능력만 있으면 이용해볼 법하다. 물론 여러 장의 카드로 나눠 결제할 수도 있고 가족카드를 동원할 수도 있지만 번거롭고 헷갈리고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한도를 증액해 놓으면 한장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사용액이 급증하므로 적립 포인트도 대폭 늘어난다. 연말정산시 돌려받는 세금이 많아질 것도 물론이다. 삼성 LG 등 비은행계 카드는 사용액의 1%에서 최고 10%까지 적립해 주는데다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는 만큼 잘만 하면 1석3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카드사에서 내놓고 실시하는 제도는 아닌 만큼 평소 신용을 잘 쌓고 사전에 카드사측과 충분히 협의하는게 필요하다. < psh7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