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전세계 반도체업계가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대만 난야테크놀로지를 제외한 업체들은 모두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5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4배 수준인 1조7천3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난야는 5억9천만뉴타이완달러의 순익을 기록, 지난해 40억뉴타이완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들어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품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 D램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해당제품의 가격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당분간 양사의 실적개선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난야의 찰스 카우 부사장은 "재고가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DDR D램의 경우 4.4분기에도 가격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경우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의 PC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설비 업그레이드 차질 등으로 인해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 NEC와 히타치(日立)의 반도체 부문 합작법인인 엘피다메모리는 지난주말 "내년말까지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으며 세계 제4위 D램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도 설비업그레이드 지연으로 지난 3.4분기에 적자가 크게 누적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대만의 5대 D램업체 가운데 난야를 제외한 윈본드 일렉트로닉스, 파워칩 세미컨덕터, 프로모스 테크놀로지스, 모젤 바이텔릭 등 4개사도 모두 지난 3.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밖에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도 최근까지 발표한 분기실적 결과를 통해 적자 추세가 계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의 앤드류 노우드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세계 D램 시장 매출 전망치를 당초 184억달러에서 172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며 "이는 지난해보다는 45%나 증가한 것이나 당초 기대치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액은 지난 2000년 호황기에는 316억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60%나 줄어는 119억달러에 그친 바 있다. 노우드 애널리스트는 "PC시장 수요가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적회복 전망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