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롄 경제개발구의 큰 호텔에는 거의 예외없이 한국식당이 있다. 호텔 객실의 TV에서는 한국 TV방송이 리얼타임으로 방영된다. 그만큼 중국 다롄에는 한국 기업체와 기업인들이 많이 있다. 광전자(대표 이택렬)는 한국과 비행기로 단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 항구도시 다롄에 중국진출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광전자의 다롄 공장부지는 3만평. 경제개발구안에서도 풍광이 좋고 교통로가 잘 연결돼 있는 요지에 자리를 잡았다. 공장 뒤쪽에는 고구려인들이 쌓아놓은 산성(山城)이 아직도 남아 있는 대흑산이 버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전자는 지난달 18일 대대적인 다롄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그렇다고 광전자가 중국에 신규로 진출한 "새내기"는 결코 아니다. "지난달의 공장 준공은 엄밀하게 하게 얘기하자면 중국 다롄 공장의 확대 이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서종철 광전자다롄유한공사 대표) 광전자는 10년전부터 중국 다롄에서 반도체소자공장을 경영하고 있었다.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IC(집적회로)같은 소자를 제조하는 회사로 근로자수 2백명정도의 작은 규모 공장이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택렬 광전자 대표는 "중국에서 10년정도 작은 공장을 경영하면서 중국 진출의 모든 것을 실험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초에 북한으로 진출하려다 중국내 "실험 결과"를 보고 다롄에 승부수를 던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광전자는 다롄 경제개발구에 우선적으로 1백8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소자 공장을 세웠다. 건평은 1만1천평 규모로 내년중에 반도체웨이퍼 생산라인까지 갖추게 된다. 향후 1백억원 이상이 추가로 투자될 예정이다. "라오닝성 행정부 수장이 직접 다롄 공장을 방문할 정도로 광전자의 중국 생산법인에 대한 중국 관리들의 관심은 지대합니다"(이 대표) 중국에서는 남쪽의 상하이 근처에 반도체 관련 산업이 편중돼있다. 이에따라 북쪽에 속하는 다롄의 행정부는 반도체 관련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물론 광전자의 다롄 투자에 행정상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광전자의 중국 투자도 지난 2000년 다롄경제개발구 관리청이 먼저 제의를 함으로써 시작됐다. 이 대표에 따르면 광전자는 지난 10년정도 중국에서 작은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중국내 근로자의 숫자를 줄이지 않아 중국 관리들로부터 신뢰감을 얻었다. 그는 "중국에서는 신뢰기반이 튼튼하면 공장건설 및 임대료와 세제지원에서 양호한 조건을 따내게 되고 이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광전자는 근로자수가 1천명정도 될때까지 다롄공장의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미 근로자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형 기숙사까지 준비했다. 동시에 중국 현지의 반도체웨이퍼 생산을 위해 중국인을 한국으로 데려와 강도높은 기술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다롄경제개발구의 주해페이 관리청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십번 만나면서 신뢰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다롄을 방문할때마다 관리청장이 측근을 보내서 공항에서 VIP영접을 하게끔 조치할 정도다. 결과적으로 다롄공장 경영에서 다롄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롄공장의 광전자 파견직원들은 생산설비를 환경친화적인 최신 장비로 설계해 중국 엔지니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광전자 임직원들은 "신뢰"를 중국진출 성공을 위한 키워드로 믿고 있다. (02)818-9841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