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특정금전신탁에 시중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19개 신탁 겸영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수탁규모는 30조7천370억원으로 작년말(22조4천742억원)에 비해 37%(8조2천628억원)증가했다. 자금 위탁자가 운용방식을 지정할 수 있는 특정금전신탁은 올들어 2월에만 1천18억원 줄었을 뿐 나머지 달에는 모두 늘었다. 월별로는 1월 1천767억원, 3월 1조5천67억원, 4월 1조4천638억원, 5월 1조6천570억원, 6월 6천797억원, 7월 5천415억원, 8월 7천606억원, 9월 4천842억원, 10월 1조944억원 등이다. 그러나 전체 금전신탁규모는 73조1천83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2%(8조3천84억원)줄었으며 불특정금전신탁은 42조3천억원으로 28%(16조5천억원) 감소했다. 이는 특정금전신탁의 단기상품은 대부분 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장기상품은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특정금전신탁이라 하더라도 고객이 직접 운용자산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들이 미리 2∼3개 우량기업의 기업어음(CP)을 묶어서 불특정다수에게판매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량기업의 CP를 묶어서 운용하는 상품은 금리가 예금보다높을 뿐 아니라 500만원이나 1천만원 등 적은 금액 단위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기상품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지 않아도 국고채나 국민주택채권 등은 분리과세의 혜택이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려는 거액 고객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자산의 만기와 펀드의 만기를 일치할 수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반면 불특정금전신탁은 신규수탁의 중지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