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산 추곡수매(포대벼)가 4일 전국의 농협 조직망을 통해 일제히 시작됐다. 올 연말까지 실시되는 추곡수매(포대벼) 총물량은 1천740만5천가마(40㎏들이)로 가격은 올해 신설된 특등 6만2천440원, 1등 6만440원, 2등 5만7천760원, 3등 5만1천140원, 등외품 4만1천550원이다. 수매 첫날 각 농협 공판장에 나온 농민들은 1년 농사의 결실에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갈수록 여건이 어려워지고 영농상황에 한숨쉬고 있다. 1년 동안 고생한 쌀을 공판장에 내 자녀학자금이나 가용을 쓰게 된 기쁨도 있지만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쌀 시장 개방압력에 불안감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러나 태풍으로 침수와 흑.백수 피해를 입은 벼는 이번 수매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고 포기했다가 정부가 피해 벼를 등외품으로 모두 수매키로 함에 따라 한시름을 놓았다는 모습이다. 전국 수매량의 22.1%인 383만8천가마를 수매하는 농도 전남은 이날 장흥군 장평과 보성군 율어 등 6개 회원농협 공판장에서 순조롭게 수매가 이뤄졌다. 농민들은 등급판정에 대해서는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이다. 지난달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실시하는 산물벼 수매결과 특등과 1등 비율이 89%로 특등이 없었던 지난 해 1등급 비율(96%)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고 쌀값이 오를 기미를 보여 수매에 소극적인 농가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302만2천800가마가 배정된 충남지역도 이날 천안과 아산에서 각각 1만2천가마와 6천가마를 수매했다. 도 관계자는 "본격적링 수매는 산물벼 수매가 막바지에 이른 다음주가 될 것"이라며 "정부수매는 매년 물량부족으로 농민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올해는 수매가가 시가에 비해 1만원 이상 비싸 아직은 수매거부나 물리적 마찰은 없다"고 말했다. 85만7천475가마가 배정된 충북도 이날 11개 시.군 272개 농협 공판장에서 일제히 수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태풍과 잦은 비로 미질이 작년보다 다소 떨어져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농민 우학균(53.청원군 가덕면 )씨는 "밀린 농협 융자금과 막내아들 학비를 내려면 싣고 나온 30가마 모두 좋은 등급을 받아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127만가마를 수매할 경기도도 이날 파주지역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수매가 진행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경기미의 가격상승을 기대해 수매를 꺼리는 농가가 있을 것으로봐 수매물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상승폭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나돌면서 별다른 동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성우.윤석이.박병기.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