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론사의 파산 보호신청에 따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법적 절차가 회사를 구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산을 소진하고 있다는 채권단의 이의가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엔론사가 최근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파산보호 신청 전후부터 지금까지 13개월간의 변호사 비용만 3억600만달러에 달하는 등 보호 절차에 따른비용이 총 7억7천300만달러에 달했다. 더욱 큰 문제는 법적 절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앞으로 이같은 비용이 더욱늘어날 것이라는데 있다. 엔론사측은 파산보호 절차가 "내년말 이전"에야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론사의 자료가 나오자 주력 자회사인 엔론 노스 아메리카의 18개 석유.가스사채권단은 이같은 비용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엔론사의 자산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이의를 지난주 맨해튼 미 연방 파산법원에 제출했다. 채권단의 이같은 이의제기는 변호사와 회계사, 기타 자문단이 엔론 같은 거대파산 기업의 최종 자산 가치를 최대화하는가, 아니면 오히려 소진시키는가 하는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풀브라이트 앤 자워스키 뉴욕사무소의 윌리엄 로쉘 변호사는 "엔론사에 의해 제기된 문제는 너무나 중대한 것이어서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베트남식으로 그냥 승리를 선언하고 손을 떼는게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회사를 정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일만을 하는 게 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파산법원은 이같이 과도한 보호절차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지난 4월 이례적으로비용위원회를 설립, 각종 비용청구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지만 채권단의 데이비드 베넷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불평했다. (서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