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시바는 국내 경쟁업체들보다 첨단기술산업의 침체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3일 분석됐다. 반면 일본의 다른 유력 전자회사들은 미국의 경기 하강 및 한국업체들과의 경쟁심화 때문에 더 고전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지난주 발표된 일본 전자 대기업들의 반기 실적보고서에는 명암이 엇갈렸다. 도시바는 2002회계연도 상반기(2002년 4월∼9월)에 264억엔의 적자를 냈지만 작년부터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혜택을 가장 많은 받으리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시바는 일본의 전자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반기매출실적이 증가했다. 도시바의 반기 매출은 5% 늘어난 2조6천억엔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도시바가 작년 12월 첨단 D램 제조부문 매각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따른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마쓰하시 이쿠오는 반도체 부문에서 " 올해 530억엔(4억3천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낸다는 게 도시바의 목표인 데 비해 다른 회사들은 300억엔 가량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 생존능력을 보여주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5대 반도체 칩 메이커의 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하나의 추세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쿠오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미국 통신회사들의 자본지출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후지쓰나 몸집이 큰 히타치등에는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히타치와 NEC는 상반기 순이익을 각각 129억엔, 10억엔의 흑자로 반전시켰고 미쓰비시의 순익은 4배로 불어난 67억엔을 기록했다. 이들의 실적 호전은 비용절감 노력이 판매 부진을 만회한 데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시바와 후지쓰도 적자폭을 264억엔,1천474억엔으로 각각 줄였다. 특히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기업가치는 다시 높아졌다고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의 전자업종 애널리스트 니시 노리야는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의 반도체회사들과는 달리 도시바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후지쓰는 내년 3월에 끝나는 2002회계연도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번 회계연도중 7천100명을 감원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후지쓰는 당초 이번 회계연도에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연간 매출이 3조9천200억엔으로 2위인 도시바보다 50%나 많은 히타치는 한국업체들과의 경쟁 및 국내경제 침체에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 마쓰하시는 히타치의 경우 사업체의 덩어리가 크고 한국업체들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 어려움이 훨씬 많은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히타치와 미쓰비시,도시바,NEC 등은 각기 360억엔,250억엔,230억엔,100억엔으로돼 있는 이번 회계연도 순익예상치를 바꾸지 않았고 후지쓰만 수지균형에서 1천100억엔 적자로 예상치를 낮췄다. (도쿄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