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많은 생명공학기업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엄청난 곤경에 처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질병의 치유와 인간생명의 연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약이나 피부 또는 혈액 대체제품을 만들고 있는 이들 생명공학기업은 획기적인 첨단제품 개발의 성과 만큼 매출이 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릴린치 조사로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생명공학기업 중 무려 35%가 보유 현금이 앞으로 1년도 채 못 쓸 정도 밖에 안된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래 유럽과 미국에서 45개 생명공학 회사가 감원이나 다른 비용절감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 중 대부분은 한 때 괄목할 만한 첨단제품 개발로 언론의 각광을 받았었다. 생명공학기업 얼라이언스약품의 경우 2년전 수혈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조직에 산소 공급 기능을 할 수 있는 혈액 대체제품을 만들어 USA투데이에 대대적으로 소개됐었다. 그러나 그에 상응할만한 매출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얼라이언스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으며 최근에는 나스닥시장에서 등록 취소됐다. 이 회사는 소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최근 300만달러를 무려 연 100%의 금리로 빌려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엔트러메드라는 기업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종양에 공급되는 피를 차단함으로써 암을 죽일 수 있는 약을 개발한 사례가 대대적으로 뉴욕타임스에 보도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이 기업의 주가는 한 때 주당 85달러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1.69달러로 떨어져있는 상태며 올해말 까지만 버틸 수 있을 정도의 현금만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어드반스드 티슈 사이언스의 경우 획기적인 인공피부조직을 개발했으나 매출이 그만큼 따르지 않은데다 이 인공피부를 이식받은 환자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부작용이 인공피부의 결함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많은 전문가들은 첨단 생명공학회사들이 자금난을 겪고 파산할 경우 기술의 발전에 지장을 줄 것이라며 안타까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