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종합컨설팅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비공개 유한회사(private company)인 장점을 살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래엄 바라그와나스 딜로이트컨설팅 아시아.태평양.아프리카 총괄 사장(55)은 "그동안 고객들 눈에는 똑같게만 보였던 컨설팅회사들이 이제 확실히 차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차이가 나는 기준"으로 내세운 것은 기업공개 여부. 5년여 전만해도 글로벌 업체의 30%에 불과했던 공개기업 비중이 지금은 70%에 달한다고. 회계법인에서 갈라져나온 소위 "5대 종합컨설팅 업체" 가운데 딜로이트컨설팅만이 유한회사로 남아있다. 액센츄어 베어링포인트(옛 KPMG컨설팅)는 이미 기업을 공개했고 아더앤더슨과 PwC컨설팅은 올들어 각각 베어링포인트와 IBM에 흡수됐다. 그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유한회사가 진정한 컨설팅회사"라고 믿는 이유는 컨설턴트들의 자율성이 높고,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데 있다. 공개법인들은 아무래도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단기실적과 지속적인 매출흐름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많은 종합컨설팅업체들이 기본 매출이 보장되고 성장 여력이 많은 아웃소싱(outsourcing:외부조달)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주들의 눈" 때문이라고. 아웃소싱 시장이 중요하긴 하지만 기업의 비핵심분야를 떼내는 데 불과한 만큼 "핵심사업 분야를 제대로 이끌어주는 컨설팅 본연의 일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딜로이트는 아웃소싱 분야 매출은 20% 내외로 묶어두는 대신 전략(20%)과 전략실행(60%) 부문 등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IBM이 PwC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서는 "시장내에서 경쟁사가 하나 줄어든 희소식"이라며 "IBM이 자사 솔루션을 채용해야 하는 옵션을 고객들에게 고집하는 한 강력한 컨설팅업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합병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딜로이트컨설팅은 미국 본사가 지난 2월 모기업인 회계법인 딜로이트투시토마츠(DTT)로부터 완전 분리돼 독립키로 함에 따라 법적 분리 절차를 밟고 있고 내년 1월부터는 브렉스턴으로 회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바라그와나스 사장은 "한국은 여전히 마케팅이 쉽지 않은 어려운(tough) 시장"이라고 전제,"SI(시스템통합) 업체 등 전문업체들과 광범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어 전략부터 실행까지 책임지는 종합컨설팅업체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그와나스 사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캐나다인으로 지난 67년 딜로이트에 입사했다. 99년부터 아시아 태평양 아프리카 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사무실은 홍콩에 두고 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