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인피니온에 이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한국 D램 업계를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한국 정부가 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며 한국산 D램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해줄 것을 미국 상무부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6월 미국 법무부가 D램 업계의 반독점조사에 착수하고 인피니온이 유럽연합 집행위에 한국 D램 업계를 제소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추후의 사태 진행 방향이 주목된다. 특히 이는 장기침체 속에 심화되고 있는 D램 업계의 생존경쟁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 현지에서 마이크론이 제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상계관세 뿐만 아니라 반덤핑제소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돌고있다"며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마이크론은 지난해에도 하이닉스반도체[00660]에 대한 산업은행의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주장, 양국간 통상문제로 비화됐지만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인수논의가 진행되면서 잠잠해졌었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만일 마이크론이 제소할 경우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며"마이크론의 제소 배경은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되는 만큼 이에 따른 수출 타격 등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우리를 겨냥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 "자료를 요구하면 제출하겠다"고 태연한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론이 제소할 경우 미국 정부가 20일내에 조사개시를 결정하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제소일로부터 45일내에 산업피해 여부에 대한 예비판정을, 상무부는 85일내에 보조금 지급유무에 대한 예비판정을 각각 내린 뒤 상무부가 최종판정을 하게 된다. 한편 세계 4위의 D램 업체인 인피니온은 지난 6월10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05930] 등 우리 D램업계를 제소, 이달중 유럽연합의 실사단이 방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