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엿새째를 맞은 북한 경제시찰단은 31일에도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5곳을 시찰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박남기 단장은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에게 "중국에서 선박을 제조하기 위한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즉석에서 교류를 제의하기도 했다. ◆ "우리 민족이 제일입니다" 현대중공업을 찾은 박 단장은 방명록에 "우리 민족이 제일입니다"라고 쓴 뒤 회사측이 마련한 차를 타고 2백50만평 규모의 공장을 둘러봤다. 이어 현대자동차를 방문한 북한 시찰단은 아반떼XD 투스카니 등에 장착하는 베타엔진공장을 예정에 없이 둘러봐 1시간으로 예정됐던 시찰시간이 30분 연장됐다. 박 단장은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에게 "북한에도 연간 5만대 규모의 승용차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현대에 각별한 애정 박 단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현대라는 이름에 맞게 해놨습니다. 대단합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단장은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떠올리며 "통이 큰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 정 회장은 민족의 화해에 이바지한 분"이라며 "우리는 현대에 각별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송호경 조선아태 부위원장도 "정주영 회장의 기본정신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거들었다. ◆ 원자력 발전소 방문 시찰단은 오후 경남 기장군 고리 원자력본부와 김해시 태광실업, 부산 컨테이너부두를 둘러봤다. 시찰단은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논란 등 민감한 상황을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설명을 차분히 듣는 모습이었다. 박 단장은 원자력 전시관과 원자력본부쪽의 설명을 들은 뒤 "터빈은 보여주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고 본부 관계자는 "물론 보여드린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공동취재단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