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디폴트(채무상환불능)사태는 일단 발생하지 않게 됐다. 브라질 좌파 노동당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57)는 27일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국제사회에 대한 임무수행을 약속,디폴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브라질 첫 좌파정권 탄생=브라질 대선 개표결과 룰라 후보는 61.5%를 득표,38.5%를 얻는데 그친 여당의 조세 세하 후보를 누르고 압승했다. 이로써 내년 1월1일 룰라 당선자의 취임과 함께 브라질에 첫 좌파정권이 탄생하게 됐다. 룰라 당선자는 당선확정 후 첫 공식성명에서 "국제적인 임무를 존중하고 반인플레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좌파적 급진개혁을 지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평화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브라질이 미주대륙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국제사회에 밝힌다"고 강조했다. 룰라 당선자가 '국제임무 존중'을 천명한 것은 외채상환 의무를 이행하고 현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약속한 경제개혁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2천6백억달러 상당의 국내외 채무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고 재정흑자 달성 등 경제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긍정적인 시장 반응=룰라 당선자는 최근 들어 경제회복과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면서 중산층의 지지와 국제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월가 등 국제시장은 '좌파대통령 룰라'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주말 룰라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 상태에서 브라질통화인 헤알화의 가치가 5% 오르고,주가도 급등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룰라 당선자의 경제회복정책 성공여부가 헤알화의 안정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취임때까지 헤알화 가치가 안정되면 외채상환 부담이 그만큼 줄고 인플레 압력도 약해져 금리인하와 같은 경기회복책을 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