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올해 결산때부터 당기순이익의 10%를 '재무구조개선 적립금'으로 반드시 쌓아야 한다. 내년에도 흑자행진이 이어지면 일정수준(단순자기자본의 5∼6%)이 될 때까지 이 적립금을 계속 쌓아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 대출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더 준비해야 하며 경영과 관련된 모든 비용도 올해 반영해 내년으로 회계처리가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27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 기관은 이같은 내용의 은행건전성 감독 강화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금감위 의결을 거쳐 시행키로 했다. 은행권은 올 한해 총 7조∼8조원 규모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되면 당기순이익은 최소한 1조원 이상 축소될 전망이다. 그만큼 주주배당 여력도 줄어든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올해 유례없는 이익을 내면서 경영 분위기가 느슨해지고 주주들로부터 배당압력도 강하게 받고 있다"며 "내년 이후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익금이 최대한 은행 내부에 유보되도록 하는 등 긴축경영을 적극 유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은행의 건전성을 재는 잣대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 비율 측정방식도 개선키로 했다. 획일적인 평가 대신 순수하게 은행돈인 '기본자본'(납입자본+순수 유상증자+당기순이익 등)과 '보완자본'(후순위 채권 등 부채성 자본)중 기본자본 비율이 높으면 정기 경영실태 평가때 나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대신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겸한 신종 자본증권(하이브리드) 발행을 허용, 자기자본 확충을 돕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