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지난 9월말 끝난 2002 회계연도에 1천59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사상 두번째 큰 폭인 1천270억달러의 흑자를 낸 2001회계연도 재정수지상황이 불과 1년만에 급전직하한 것이어서 10여일후 치러질 의회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2002 회계연도 재정수지의 급격한 적자반전은 연방정부 재정수입의 지속적격감으로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전문가들과 민주.공화 양당 관계자들은 재정수지가 4년 연속 흑자후 적자로 돌아섰다고는 해도 정치적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국민이 재정적자 반전의 양대요인으로 꼽히는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가능성과 테러위협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진보적 색채의 `도시연구소' 소장으로 초당적인 `의회예산국'의 국장을 지낸 로버트 라이샤워는 재정수지의 대폭적인 적자 반전이 "중대사안인데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첼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국장은 국방 및 국가안보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1990년대말의 경제`붐'에 따른 연방 재정수입 확대추세가 멈춰 재정적자로 반전된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다음달 5일 실시되는 의회 중간선거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하원의 지배권을 장악하는데 `재정적자'건을 호재로 삼으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재정적자로의 급반전이 공화당의 감세정책에 기인한다고 주장해왔다.미 의회는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제출한 1조3천500억달러 규모의 10개년 감세안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 예산위원회의 토머스 칸 민주당 전문위원은 " 공화당이 역사상 최대폭의 재정수지 반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5조6천억달러의 재정흑자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작년 1월 미 의회 예산국은 2002∼2011회계연도의 10년간 재정흑자 누적액이 5조6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지난 8월에는 경제침체와 반테러전비용 및 감세 등으로 이 기간 재정흑자액이 3천36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수정전망치를 내놓았다. 백악관과 의회 예산국은 앞으로 몇년간 재정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연방 재정지출 증가율을 인플레율에 맞춘 재정수지 전망은 지난 몇년간재정지출이 인플레보다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게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