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은 25일 조선호텔에서 정세현 통일부장관을 초청,'북한 핵문제와 남북경협의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정 장관의 주제발표에 이어 이영선 연세대교수와 유한수 월드파트너스 고문이 대표토론을 벌인뒤 포럼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토론회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북한이 최근 경제변화를 위한 개혁 조치들을 잇달아 발표했는데. "북한은 그동안 경제협력을 위해선 베이징을 통해야 했지만 이제 동해선,경의선 연결 등으로 며칠이 걸리던 일이 당일로 처리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아직 목표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한도 이제 남쪽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결국은 남측과 협조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북한은 '선군정치'를 강조하며 비밀리에 핵개발을 했다. 상황이 이런데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겠나. "한때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의 신의주특구 장관 영입 얘기도 나왔지만 북한이 포철신화를 비롯한 남한의 경제발전 모델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박정희식 모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아직 경제문제를 능숙히 처리할 능력이 있는 관료가 양성되지 못했고 그들이 군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있지 못한 게 문제다." -북한에 남한이 핵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보이기 위해서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등 현재 남한이 가지고 있는 레버리지(압박수단)를 적극 활용할 필요는 없나. "기존의 경제협력을 지속하면서 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압력 등을 병행하면 된다. 일각에서 금강산관광 중단이나 민간경협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상 (남북관계) 중단이다. 그럴 경우 과연 그런 조치가 북한에 압박이 될지 확실하지 않다." -북핵문제 처리에 있어 남한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우리의 역할은 압박하는 쪽과 연계돼 있는 중재자 역할로 설정돼야 한다. 북측이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에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문구를 넣은 것은 득실계산 후 결정한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는데 남한이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시인한 의도는 무엇인가. "끝까지 핵개발을 숨길 경우 미국이 강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기에 시인을 하고 협상으로 문제를 풀고자 했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빅딜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핵개발을 시인한게 아닌가라는 분석도 있다." 정리=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